Intro.
이번 편은 삼천리 자전거와 참 좋은 여행을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이전의 기업 분석은 아니다!) 삼천리 자전거는 코로나 초기에 관심을 가지던 주식이었는데(와이프와 한강공원을 갔더니 자전거 타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 실내활동이 제한되니 실외활동이 많아질 거라는 아이디어로 관심을 가지게 됨), 관심만 가지고, 매수를 하지 않아서 이득을 보지는 못했다.. ㅎㅎㅎ 굳이 주가가 다 오른 이제와서 이 회사를 포스팅하는 이유는.. 어제 올라온 공시 하나 때문에.. 그리고 나와 같은 개미들을 위해서.. 개미는 뚠뚠. 개미는 뚠뚠. 어제 쓸려고 했는데, 바빴다 ㅠㅠ
두 개의 공시
어제 오전 일찍이 삼천리 자전거에서 하나의 공시가 올라왔다. 우연히 봤다.
처음 보고 아.. 삼천리자전거가 소유한 주식을 파는구나 했다. (이전에 한번도 삼천리를 까본 적이 없어서 뭘 소유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호기심에(죽은 애의 x랄을.. ㅠㅠ) 내용을 보니, 아래와 같았다.
나와 같은 주린이 개미를 위해 풀어서 설명해 드리면, 1. '참좋은여행'의 주식을 파는데, 2. 그 규모는 903,329주, 금액으로는 9,151,626,099(2019년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원이다(91억). 3. 처분 후에도 여전히 5백만주를 가지고 있고, 지분비율은 35.71로 여전히 최대주주이며, 5. 처분일자는 12.09(공시날)이다.
누구한테 파는지, 장내매도인지 블락딜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가지고 있는 주식의 1/6 정도를 당일 판다는 거고, 그러면 5/6가 남는다는 거다.
그와 함께 올라온 참 좋은 여행의 공시가 있다.
현재 참좋은여행이 가지고 있는 '지엘앤코'의 주식을 판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 사이에 두 회사에서 증권처분 공시가 올라오다니? 연관이 있겠지? 살펴보자.
그들의 관계는? 파보니 그리 단순하지는 않았다. 기업 지배구조와 연관.
이 두 회사의 대략적인 역사를 봐야한다. 삼천리자전거의 창립자 김철호 회장님은 기아자동차의 창립자이기도 하다(처음 알았네요..). 현재 그의 손자 김석환 ceo가 삼천리자전거를 지배하고 있고, 참좋은여행은 2007년 삼천리자전거로부터 물적분할 후 상장되었다. 그리고 2017년도에 지배구조 개편이 일어나고, 다시 2020년도에 지배구조의 개편이 일어나는 듯 싶다. 또는 회사 매각?
2017 이전 지배구조 ( --> 지배)
"김석환 --> 삼천리자전거 --> 참좋은여행"
2017년 참좋은여행은 물적분할로 참좋은레저를 자회사로 만든 후, 3자배정(김석환) 유상증자를 진행하여 김석환이 최대주주(72.55%)가 되고, 이 때 유상증자를 통해서 마련한 자금으로 참좋은레저는 김석환의 삼천리자전거 지분을 다시 전량 매수한다. 즉, 아래와 같은 지배구조로 개편. 여기서 순환출자구조 발생.
"김석환 --> 참좋은레저 --> 삼천리자전거 --> 참좋은여행 --> 참좋은레저"
여기서 참좋은레저가 바로 회사명을 바꾼 것이 "지엘엔코"이다. 즉, 김석환 ceo 본인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들 사고 팔고 있는 중이다. 이러면 지분율이 중요해진다. 처분 전 지분율을 써보면, (하.. 글쓰기 넘나 힘든 것..)
"김석환 -(72.55%)-> 지엘앤코 -(37.2%)-> 삼천리자전거 -(44.2%)-> 참좋은여행 -(27.45%)-> 지엘앤코"
그러면 위의 두 공시는
(1) "참좋은여행 --> 지엘앤코"의 출자고리를 끊어서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것과 동시에,
(2) 삼천리자전거의 참좋은여행 지분의 부분적 처분을 의미한다.
만약 삼천리자전거가 가진 참좋은여행 지분 모두를 처분한다면, 두 회사는 아예 빠빠이 하는 것이다. 정말 팔까? 누구한테?
사실 예정되어 있던 지분매각
2020년도 3분기 삼천리자전거 분기보고서에는 다음의 사항이 이미 기록되어 있다.
참좋은여행을 팔아치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누구한테 어떠한 방식으로 판매하는지는 알 수 없다. 본인이 직접 살지도? 하지만 돈이 없을 것 같은데.. 흠..
만약 공시대로 모든 지분을 팔게되면,
"김석환 -(72.55%)-> 지엘앤코 -(37.2%)-> 삼천리자전거 -(관계없슴)- 참좋은여행"
참좋은여행이 그룹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게 된다. 그래서 삼천리자전거의 참좋은여행 지분매각이..
(1) 정말 파는 것인지, (2)누구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파는 것인지
에 대한 의문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 내용에 따라서 주가는 롤러코스트를 탈 수 밖에 없으니..
지분 매각 전 이벤트
뉴스기사와 신문사살펴보니 저런 것들이 있었지.. 맞다.. 코로나 백신이 나오고, 여행상품을 예약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후 주가는 크게 상승했고.. 삼천리자전거는 손해보지 않고(=이득을보면서) 참좋은여행의 지분을 처분할 환경이 갖춰졌다. 고의는 절대 아닐 것이다.
예약금 만원 이벤트라..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주가를 뛰우고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이벤트"는 너무 소설이고..
아직 매각하지 않은 주식이 5백만주나 있다. 다 매각할지 아닐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3분기 보고서가 모두 나온 시점에서, 삼천리자전거가 참좋은여행의 지분을 매각예정자산으로 상계한 것을 알았다면, (두가지 투자 포인트가 생긴다)
(1) '시점 1'에서 참좋은여행의 주가가 조만간 크게 뛸 수도 있겠구나를 예상할 수도 있고,
(2) '시점 2'에서는 (삼천리자전거의 지분매각이 진행 중) 참좋은여행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눌릴 수 있겠구나를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 미래에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무도 모름..)
매수 의견도 매도 의견도 아니다
감히 제가 매매에 대한 어떤 의견을 내겠습니까. 주가의 한치 앞도 보지 못하는 주린이인데.. 다만,
(1) 투자자라면 2017년부터 발생했던 지분구조의 변화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고, 나름대로의 경영자와 회사에 대한 판단을 하셔야 하며,
(2) 소유한 회사의 분기 보고서와 함께 지배주주의 분기보고서(상장되어 있다면)도 반드시 읽으시라는 것.
(3) 공시도 그 때 그 때 읽어보시라는 것.
넋두리
투자의 실력과 포트의 크기는 반비례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 포트는 무지하게 큽니다..(20종목을 넘어섬.. ) 엉엉.. 항상 코스피 언더퍼폼 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같은 개미이자, 주린이로써 간단히 글 써 봤습니다. 그럼 모두들 성투하시고
아디오스! (응??)
네이버에 있다가 이사를 오는 바람에.. 거기에 달렸던, 댓글 하나를 소개해 본다. 한x음x싱연구소님의 댓글.
신경써서 댓글 작성해주셔 너무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