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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주식 - 기업분석] - [심심한 주식] 22. 경동나비엔 (1) - 자, 이제 승부다!! 2021.02.09. (현타의 기업분석)
이전 글에 이어서 시장의 우려를 짚어보자.
▶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 함께 재미나게 재무제표를 살펴보자. 내가 하는 게 항상 이거지 뭐.
우선 17년도부터 매출의 꾸준한 증가가 보인다. 영익은 왔다리 갔다리. 영업이익률은 년간 5~7%를 기록 중이다.
(1) 분기별로 봤을 때는 매출에 계절성이 보인다. 아무래도 보일러/온수기가 주력제품이다 보니 하반기 실적이 좋고, 그중 4분기가 하이라이트다.
(2) 20년도 들어서도 매출의 증가가 지속되는데, 3분기(하이라이트는 4분기) 실적 전년대비 15.5%, 영업이익은 148.3% , 영업이익률은 10.9% 성장하였다(지난 글에서 살펴본 내용).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
하지만 3분기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우려사항이 있다.
▶ 우려사항
(1) 재고자산의 급증
재무상태표를 보면 3분기 말 재고 2061억으로 전기말 대비 680억 증가하였다. 재고가 급증한 상황. 이는 좋게 해석할 수도 있고, 나쁘게 해석할 수도 있다. 팔리지 않아서 쌓여버린 재고라면 악성재고의 가능성으로 위험하고, 증가하는 수요에 대비한 재고라면 회사가 미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므로 긍정적이다.
항상 4분기가 최대 성수기이니 미리 생산해 놓았을 가능성이 있으니 이제까지 재고자산이 어떠했는지 살펴보자.
위의 표를 보면 2, 3분기에 재고가 증가하여 4분기에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3Q20 yoy 기준 매출 282억 증가 대비 재고 388억 증가로 크게 무리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언제나 통수 조심. 후방을 경계하라.
그래프에서 보면 이러한 매출과 재고의 계절성이 더욱 뚜렷하게 보이는데, 올 4분기에도 증가한 수요로 재고자산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나비엔 힘을 내! 혹시 모르니 4분기 보고서에는 매출과 함께 재고를 주의 깊게 살펴보자. 만약 재고 줄어들지 않는다면 너무 비대해진 운전자본으로 인해서 비용의 부담 발생.
(2) 연구개발비, capex의 부담
꾸준한 연구개발은 장기 성장성에 도움이 되지만 당장의 이익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매출 대비 3%에 육박하는 개발비용을 판관비로 처리하고 있는데, 매년 200억 이상이 개발비로 지출되고 있고, 올해에도 개발비의 비중은 줄지 않는 모습이다. 일단 가치중립적.
유형자산에 대한 투자(CAPEX)를 보면, 이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 해 500억에 가까운 유형자산 투자지출(사용권 자산 포함)이 발생하고 있는 반면, 19년도 감가상각이 265억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당분간 감가상각 증가할 것.
처음에 언급한 재고자산의 증가와 꾸준한 연구개발비용 및 유형자산 투자지출은 단기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그 영향은 아래 현금흐름표와 차입금의 증가에서 잘 드러난다.
(3) 현금흐름표
눈썰미가 좋은 분들은 위의 표에서 이미 알아차렸겠지만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
20년도 1, 2분기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다. 즉, 현금이 빠져나갔다는 것. 3분기에는 111억으로 다시 플러스 전환을 하기는 했다. 영업에서 돈이 안 들어오는데 지출(연구개발 및 유형자산 투자)은 증가하고 있으니 당연히 회사 밖에서 자금을 조달하여야 한다. 그래서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 2분기 각각 388억, 180억 플러스다. 돈을 빌렸다는 이야기(또는 증자 등이 가능하기는 함). 재무상태표를 보면 차입금의 급격한 증가가 보인다.
(4) 차입금의 증가
3Q20 재무상태표 상 전년도 대비 단기차입금 752억 증가하여 1458억이 계상되었다. 거의 2배로 증가. 이러면 차입금의 내역을 살펴볼 필요를 느낄 수밖에..
3Q20 기준 연장되거나 신규 발행된 차입금도 있고, 20년도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도 있다. 매입채무의 성격에 해당하는 차입금(유전스)인지의 여부는 확실하지는 않으나, 국민, 하나, 기업 등에서 신규로 조달하거나 연장한 것 같은 차입금의 높은 금리가 거슬린다. 이들 단기 차입금은 운영자금의 성격으로 빌렸을 가능성이 커 보이며, 다른 차입금에 비해서 높은 이자율로 인한 비용 부담의 증가가 예상된다.
자, 그러면 위의 여러 우려를 한데 버무려 보자. 사상 최대의 실적, 재고자산의 증가, 그리고 차입금 및 이자율의 증가는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따른다.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1) 당사는 2, 3분기에 늘어난 수요에 대비하여 생산량을 크게 늘린다. (2) 생산량을 크게 늘릴 경우 고정비 부담의 경감으로 인해서 원가율이 떨어지고(대신 재고가 쌓임), 하락한 원가율은 수익성을 개선시켜서 영업이익률을 증가시킨다. (3) 그럼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고(적어도 재무제표 상에서는 그렇게 보이게 된다. 재고는 어차피 비용이 아니다), (4) 이는 새로 단기차입을 할 경우 기업의 실적과 안정성을 향상시켜 이자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작용한다(하지만 올 들어 급증한 차입금으로 인해 결국 높아진 것으로 보임).
만약 회사가 원하는 만큼 작년 4분기에 수요가 있었다면, 양적/질적 성장을 통해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날 것이고(역대급일 듯), 반대로 수요가 생각보다 없었다면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즉, 악성 재고의 부담이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손상 차손 등의 비용이 추후 나타날 수 있다.
회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4분기 매출이 어떤지에 따라서 앞으로는 실적은 극과 극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당사는 수요 급증에 베팅하는 '승부구'를 던졌다. 그리고 우리는 타석에 서 있다. 이 승부구가 '변화구'가 아닌 '돌직구'이길 바란다. H2라는 만화책을 봤는가? 남자는 직구지! 형들 부탁해!
(5) 기타 비용과 법인세 비용
손익계산서에 나타나는 뜬금없는 비용 둘, 기타 비용과 법인세 비용. 각각 114억과 40억. 응?? 뭐가 이렇게 큰가. 내 눈을 의심했다.
내가 뭘 본 것인가.. 이게 뭔가.. 영익은 최고치를 찍어 준 이후에 기타 비용에서 이렇게 잡아먹는다고?? 정말로 재무제표를 이쁘게 꾸미려고 노력하는 건 아니겠지..?? 변화구인가.. 변화구인가..
하.. 일단 기타 비용을살펴보자.
아.. 다행히 변화구는 아닌 것으로. 환율 하락에 의한 외환 차이로 인한 손실로 추정된다. 와.. 그런데 손실규모가 생각보다 쎄구나.. 3분기 대비 현재 환율 하락은 주춤하므로 일회성 비용으로 생각하자. 다행이야.
법인세비용에 대해서는 사실 뭘 알아내기가 힘들다. 세법에 전문적이지 않을뿐더러 법인세 비용 같은 경우 이연 되는 효과도 있고, 세무조사 등에서 추징금이 발생해도 당기의 법인세 비용으로 계상되기도 하므로. 그러니 그냥 그러려니 하자.. 무능력자는 웁니다.. 꺼이.. 경동전자 합병 때문일지도? 숫자 안 봐서 모름. 보기 귀찮.
이상과 같이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돈맥경화'가 아닌가 싶다. 재무제표상 사상 최대 실적이지만 실제 현금은 유출되고 있다. '남는 돈이 없는 장사'인 셈. 그러니 '재고'를 유심히 지켜보자. 그리고 '보일러' 수출도.
▶결론
단기 실적과 장기 성장성을 모두 갖췄고, 현재 사상 최대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아마도?), 애널리스트 형도 한창 흥분해 있다. 그 와중에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고... 회사는 승부구를 던진 것 같고, 우리는 직구일지, 변화구일지 판단하여야 한다. 하지만 갓핏 형이 항상 말씀하시길, '모든 타석에서 휘두를 필요는 없다'. 미심쩍으면 분기 보고서를 보고 가도 되고, 좀 더 지켜봐도 된다. 그 와중에 너무 올라버리면 애초 내 주식이 아닌 것이리라.
그래도 난 왠지 직구일 것 같다. 싸나이!!! 사요??! 잠만 좀 생각 해보고. 그럼 언제나 성투하고, 형들, 아디오스!
휴.. 요즘 실적 시즌이라서 정신이 혼미.. 이전에 블로깅했던 종목들에 대해서도 왠만해선 업데이트를 하고 싶은데.. 그러면 당분간 신규 종목 포스팅은 힘들어질지도??
혹시 소식이 뜸하더라도 잊지 마시길~
혹시 같이 분석하고 싶은 종목이 있으시면 티스토리 방명록에 분석 요청 올려주시면 됩니다. 제가 살펴보고 제 능력으로 약간이라도 분석할 수 있는 종목은 같이 공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 이미 여러 애널리스트가 분석하는 종목은 굳이 제가 따로 분석하지 않습니다.
<제가 분석하는 종목 특징>
0. 애널리스트가 커버하지 않거나 1~2명의 애널리스트만 커버하는 종목
1. 저평가주. PBR이 3 넘어가면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무서워요ㅎㅎ
2. 돈을 꾸준히 잘 버는 회사. PER이 15 넘어가면 매수하지 않습니다.
3. 뭔가 하자가 있다고 알려진 종목이나 업종. 즉, 혐오주.
4. 그 회사 망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돈을 잘 벌고 있는 것 같은 회사.
이상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