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고수익, 저위험 저수익'. 아주 익숙한 투자의 공식. 이 공식을 거부한 투자법이 바로 '단도투자'.
상술하면 '성공하면 크게 얻고 실패해도 손해가 없는 단도투자'. 음.. 표지가 다하는군.. 여튼. 그래.. 말은 좋다. 이걸 다른 말로 하면 '저위험 고수익'인데, 정말 가능한가? '저위험 고수익'의 투자처가 있다고 투자를 설득하는 지인과는 연을 끊어 야 하는 것(이것도 진리기는 한데....)이 아니였던가? 진짜 이것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에 대한 대답은 '물론'이다. 우리가 위험의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제 개별기업 투자법의 핵심적 기반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오늘의 책을 만나보자. 물론 살짝만.
이 책은 초반부에서 핵심이론을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9가지 원칙을 나열한다. 항상 그렇듯이 핵심적인 것만 보자.
리스크와 기대수익의 수학적 모델을 거부하다
책은 단호하게 '저위험 저수익'과 '고위험 고수익'을 부정한다. 오래전 금융공학 수업을 들을 때, 리스크란 변동성이라고 배웠다(정확히는 분산과 표준편차). 당시 두 단어의 뉘앙스의 차이를 의식하였으나 '변동성이 크니 더 위험하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나보다 많이 배우신 교수님이 그렇다고 하니 ... 게다가 어쩌겠는가, 나도 점수는 받아야지~). 그런데 여러 현인들이 한 목소리로, 투자자에게 리스크란 변동성이 아닌 '(큰) 돈을 잃을 가능성'이라고 한다. 즉, 변동성을 유발하는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헷갈려서는 안 된다(흔히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 이 둘의 정확히 구별하여 시장에서 확실하고 충분한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 오브 핵심. 자, 이제 '저위험 고수익'을 노리자.
시장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혼동한다. 버핏과 그레이엄 같은 노련한 투자자들은 수십 년 동안 '미스터 마켓'의 약점을 활용해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위험은 적고 불확실성은 높은 투자대상을 찾아냄으로써 주식시장의 약점을 공략해 기회로 활용하라.
불확실성이 크다고 해도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나빠봐야 본전인 자산이 현재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저평가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기회를 이용하여 가끔 크게 얻는(나빠야 본전인) 방식이 바로 '단도투자'이다. 즉, '시장이 불확실성과 위험을 혼동하는 것'을 역이용하라는 것.
리스크는 적으면서 불확실성이 큰 투자
극단적인 공포가 형성되면 비이성적 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 처한 주식시장은 관객이 가득 들어찬 극장과 비슷하다. ... 그런데 극장을 빠져나가려면 반드시 누군가 내 좌석을 사주어야 한다. 주인이 없는 좌석이 있을 수는 없다. 사람들이 불길에 휩싸인 극장을 빠져나가려고 몰려들 때 좌석가격은 어떻게 될까?
이럴 때 집단적 탈출이 벌어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이 나지 않았거나 불길이 거의 잡혀가는 극장의 좌석만을 골라 사는 것이 요령이다. 그리고 이처럼 놀라운 투자 기회는 닥치는 대로 정보와 지식을 소화하며 끈기 있게 기다릴 때 스스로 모습을 드러낸다.
아.. 작년의 코로나 상황을 그대로 연상 시키는 이 문구. 나는 왜 그 때 좀 더 현명하지 못했던가... 무조건적으로 많이 폭락한 자산을 매수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는 거의 위험이 없지만, 겉으로 위험해 보여 덩달아 폭락한 자산을 선별적으로 매수하라는 것. 여기서 '실제로 위험이 있는지, 아니면 없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바로 투자자의 실력이고, 이를 위해서는 평소의 꾸준한 공부가 필수이다. 우리 주식 시세는 그만 들여도보고, 열심히 공부하자. 부자 되어야지~!
아래는 책에서 한장씩 할애하여 설명하는 9가지 원칙.
단도투자의 9가지 원칙
1. 새로운 사업보다 기존 사업에 투자하라
2.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라
3. 침체된 업종의 침체된 사업에 투자하라
4. 견고한 경쟁우위, 해자를 갖춘 사업에 투자하라
5. 확률이 높을 땐 가끔식, 큰 규모로, 집중 투자하라
6. 차익거래 기회에 집중하라
7. 항상 안전마진을 추구하라
8. 위험은 적고 불확실성은 큰 사업에 투자하라
9. 혁신 사업이 아닌 모방 사업에 투자하라
어떤가? 이 원칙들을 다 알 것 같으면 사실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담론'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차고 넘친다. 어때, 끌리는가? 그러면 한번 읽어 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