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억) |
3058 |
주가(원) |
23,500 |
PBR |
0.89 |
PER |
3.10 |
ROE(%)(작년 기준) |
32.69 |
EV/EBITDA(작년 기준) |
13.16 |
유동주식비율(%) |
51.84 |
배당수익률(%)(작년배당) |
2.92 |
[Fnguide 기준]
오늘은 KG케미칼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겠다. 다 살펴보지는 않을거다. 이 회사는 지주회사라서 양이 너무 방대하다.
Intro
시장의 관심이 사라진 기업
하나금투에서 리포트를 내다가 2018년 이후로 리포트가 없다. 즉, 시장이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난 이런 주식이 제일 좋아!!! 야후!!! 리포트가 사라진 이 기간 동안의 주가를 살펴보자.
오호.. 역시나. 시장이 관심이 없던 만큼 주가도 힘을 받지 못했고, 최근에야 겨우 회복을 시작한 모습이다. 사실 KG케미컬은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해야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 많은 이야기를 하나의 글에 담기는 (내가) 너무 힘들고, 위의 그림에서 빨간 화살표가 있는 시점(그림에서 우측편)에 올아온 공시와 그에 따른 투자 포인트에 관한 부분을 다뤄보고자 한다. 들어가기에 앞서 몇 가지만 살피고 가자.
KG케미컬의 본업
KG케미컬은 본업이 있는 지주회사이다. 본업은 화학인데, 그 중에서도 비료, 건설소재 부문에 치중되어 있다. 어떤가? 딱 봐도, 그 내용이 따분하지 않을까? 사양산업의 느낌이 팍팍든다. 참고로 2차 전지가 아니다! (사업보고서에는 2차 전지 관련 내용이 있기는 하다. 이걸 가지고 2차 전지 관련주로 밀어버린다면 그건, 침소봉대!!)
비료산업은 대규모의 투자자본이 필요한 장치산업이고, 이러한 산업의 특성상 업황이 좋지 않으면 정말 재미가 없다. 그래서 비료가 현재 시장에서 비인기업종이다.
지주회사
본 회사는 본업보다는 자회사를 대거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의 성격이 훨씬 강한데, 부문별 매출만 잠시 살펴보자.
전체 매출 2.7조에서 화학 쪽은 1천억 정도 차지한다. 매우 미미. 자회사의 비중이 매우 높은 지주회사다.
주요 자회사로는 KG ETS(폐기물), KG이니시스(PG, VAN), KG모빌리언스(모바일 결제관련), KG동부제철(철강-냉연), KG에듀원(전자교육), KG F&B(KFC, 할리스) 등이 있다. 너무 많아서 도저히 다 분석하기는 어렵다(저평가 요소) 매출은 철강의 비율이 가장 높고, 실제 이익은 KG이니시스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니시스는 형들도 잘 알고 있는 회사지?
연결 기준 PER 1.59(fn가이드 기준)로 매우 낮은 수치인데, 영익 이외의 기타 순익이 많이 때문에 영익으로 분석하는게 더 정확하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익 1926억으로, 시총 3052억 대비 매우 높은 수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지배주주 순이익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엄밀한 계산이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오늘은 그 부분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서 생략하겠다.
여튼 결론은 '저평가'다... 남자답게 '대충' 넘어가겠다 :) 대신 저평가의 이유만 대강 살펴보자.
(1) 본업에 집중하지 않고, 끊임없는 M&A를 시도. 악명이 높다. 난 나쁘지 않다고 봄.
(2) 합병한 그룹내 기업들의 관련성이 떨어져 너무 방대한 사업분야(사실 따지고 보면 제법 관련성이 있는 것들도 많다. 주관적인 내용이니 다음 기회에)
(3)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즉, 개판의 지배구조. 분석을 할래야 할 수가 없다(기보다는 귀찮다).
(4) 중간 중간 비상장회사들이 끼여 있어서 돈과 매출의 흐름을 정확히 알아보기 힘들다.
(5) 너무나도 불친절한 보고서(사업보고서, 분기/반기 보고서). 이렇게 생략이 심한 주석은 처음 봤다~ 잘 좀 하자~ 실제로 3분기에 큰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 덕분에 투자 규모를 줄였다.. 눈탱이 맞았네.. -_+
(6) 낮은 배당. M&A 하느라 남아나는 돈이 없나부다ㅋ. 주주 좀 챙겨다오..
(7) 비인기 업종의 사업 + KG 이니시스의 매출감소(올해는 여행사 매출 감소가 뼈 아프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간편결제). 나는 비인기 업종도 좋아한다.
대강 이만하자.. 어차피 저평가인데 뭐.
저평가 주식의 value trap
저평가 기업의 주식을 투자할 때 매우 주의할 점 중의 하나가 'value trap'일 것이다. 즉, 현재의 저평가가 끝 없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저평가 상태이면서 시장의 주목을 끌 수 있는 재료가 있는 종목을 선호한다. 나의 구미를 당긴 KG케미칼의 재료는 무었이었는가? 바로 '합병공시' 였다(엄밀하게는 '주주총회 연기의 공시').
합병공시
KG케미컬과 KG의 합병 공시는 2020/10/5일에 올라온다. 아래처럼.
KG는 KG그룹에 속해있는 비상장 회사인데, 복잡한 지배관계가 얽혀있다. 이 두 회사의 관계만 집중해서 살펴보면, KG케미칼과 KG는 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아래 그림. 구체적인 사항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KG케미칼은 KG지분 81.46%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의 대주주와 기타 특수관계인이 소유하는 KG 지분을 합하면 이보다 더 높다.
합병의 과정
아직 합병의 과정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을 위해서 합병의 과정을 대강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회사가 합병을 공시
(2) 회사의 주주들은 이에 대해서 반대할 권한이 있음. 하지만 대주주의 의견에 따라서 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음.
(3) 따라서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음. 이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을 회사가 '특정가격'으로 매수해주는 제도로, 그 '특정가격'은 정하기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데, 회사의 가치평가에 기반하기 때문에 합병가액과 대체로 비슷하게 형성된다. KG케미칼의 합병가액은 20,568원.
(4) 만약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공시에서 서술한 금액을 초과하여 청구하게 되면, 회사는 합병을 취소할 수 있다. 이번 합병에서는 매수 주식가액이 50억을 초과하면 합병을 취소하기로 한다.
(5)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합병반대 의사통지 접수기간에 먼저 반대 의사를 통지 후,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기간에 이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내 주식을 가져가~!) KG케미칼의의 합병반대 의사통지 접수기간은 2020/11/03~11/16 이다. 주주총회 전날까지 2주.
공시 이후 주가 흐름
합병 공시 이 후 주가는 쭉 빠져서 17,750까지 찍게 되는데, 그 시기가 10/27. 사람들이 합병을 나쁘게 봤나보다. 그리고 그 사이 할리스 인수 건도 발생했다.
만약 11/3까지 이러한 주가가 유지되거나 더 빠진다면 대부분의 주주는 당연히 합병에 반대 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이다. 왜냐하면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회사는 싼 주식을 비싸게(20,568=합병가액 정도에) 사줄테니깐. 그래서 이 때까지만 해도 '회사의 합병이 물건너 갈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반전
그러다가 느닷없이 10/30 갑자기 다시 하나의 공시가 올라온다. 합병에 관한 11/17 주주총회 소집을 12/23일로 연기한다는 것. 으응?? 뭐지?? 주총을 늦추면 '합병반대 의사통지 접수기간'도 같이 늦춰진다.
이 회사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던 투자자라면 반드시 이 공시에 반응을 해야 했다. 왜냐하면,
(1) 당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는 다른 안건은 아무것도 없고, 오직 '합병'에 관한 안건 하나 뿐이었다. 즉, 주주총회의 연기는 합병에 대한 투표를 뒤로 미룬다는 것이다
(2) 현재 주가가 많이 떨어져서 (10/29 18,750원, 10/30 18,200원)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반대할 확률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회사가 되사줄 예상금액인 합병가액 20,568 보다 현재 주가가 낮으므로.
(3) '합병반대 의사통지 접수기간'이 한달 가량 뒤로 미뤄진 기한동안 예정되어 있던 이벤트는 '3분기 실적발표' 뿐이다. 또한 최근 자회사의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던 시점이었다.
(4) (1)~(3)을 종합하면 회사는 1) 많은 주주들의 합병반대에 대한 염려로 주총을 미뤘고, 2) 그 미뤄진 기간동안 실적 발표(또는 다른 어떤 이벤트)를 토대로 회사의 주가가 올라갈 것을 예상하였으며 3) 이를 통해서 합병이 성사되기를 원하고 있다.
여기서 나의 투자 판단은 아래의 과정을 거쳐 Buy에 이르게 되었다.
(1) KG케미칼은 지주회사로 최근 경영성과가 좋고, 저평가로 생각된다. 따라서 '하방은 단단'
(2) KG케미칼은 앞으로도 인수합병을 계속 할 의향이 있고, 이는 곧 순환출자를 끊어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아직 자산규모 4조로 급하지는 않지만, 5조 이상의 자산만 되어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며 공정위의 감시 및 규제가 이뤄진다. 따라서 이참에 순환출자 해소의 첫 걸음으로 회사는 KG케미칼과 KG의 합병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사실 다른 구체적이고 절박한 이유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3) (2)를 토대로 현재 KG케마칼은 본인 회사가 3분기에 충분히 좋은 실적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회사의 주가가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나의 예상이 아니라). 이건 '단기적 상승의 담보'.
(4) 나에게는 동부제철, KFC, 할리스 등의 인수가 나빠 보이지 않는다. 인수 후 구조조정에 뛰어난 감각이 있어 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 회사의 저평가는 서서히 해소 될 수 있다. '장기적 상승의 시나리오 존재'. 물리더라도 존버가능 :) (3)과 (4)를 합해서 '상방이 열림'
(5) 위에서 보았듯이 KG케미칼은 비상장회사인 KG의 지분 81.46%를 보유하고 있다. 즉, 거의 대부분. 따라서 흔히 비상장 회사와의 합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업가치 산정의 논란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어차피 KG 지분의 대부분을 KG케미칼이 보유하기 때문에, KG 기업가치가 어떻게 평가되든지 왠만해선 문제가 되지 않는다(보통의 경우 KG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되면 KG케미컬 주주들은 손해다).
(1)~(5)를 종합하면 '매수'했을 때 1) 크게 잃을 것은 없고, 2) 단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며, 시장의 주목을 끌 경우 더 큰 이득을 챙길 수도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매수'.
참고로 쫄보인 내가 생각한 매수 타이밍은 1) 주총 연기 공시가 난 날 반, 2) 3분기 실적 보고가 나는 날 반(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정도였다. 리스크를 가지고 몰빵하는 것을 무서워하여 분산 매수를 하였다. 타이밍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것소!!! 사실 난 타이밍을 재지 말자는 주의다. 여기에 도무지 재능이 없어서.
그 후 ..
합병 관련 주총 연기 공시 후 주가는 약간의 상승과 횡보를 거친 후, 3분기 실적 공시를 기점으로 추세적 상승을 보여준다. 아래 그림에서 두 화살표가 각각 '주총 연기 공시'(아랫쪽 화살)와 '3분기 실적발표 공시'(윗쪽 화살) 날이다. 그리고 23일인 오늘, 연기되었던 주총에서 합병 안건이 통과되었다.
사실 그 사이 시장도 좋았다. 그래서 큰 무리 없이 주가는 상승했다. 그러나 이제 앞으로는 아무것도 보장된 것이 없다. 단기투자로 끝낼 지, 장기투자를 할지 고민할 시점.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우연히 매수 타이밍도 좋았다. 더 큰 베팅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건 내 실력이 거기까지이므로.
공시와 투자 기회
사실 확실한 것은 없다. 합병이 성사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다만,
1) 평소 잘 알고 있는 회사에서 2) 새로운 공시가 올라오면 3) 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서 4) 투자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는 것
을 말하고 싶었다. 그러니 공시를 잘 보자.
앞으로는 분석대상 회사의 전체적인 내용을 다루지 않는 대신 좀 더 자주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그게 나나 남들에게나 더 도움이 될 것 같으므로. 그럼 여기까지.
형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고, 맛있는 저녁 드시고 즐거운 밤시간 되시길! 아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