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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용에서 상업용까지 보다 깊이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 감정평가사가 쓴 책이다 보니 오피스 등의 상업시설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음. 물론 주거용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그 이전에 공간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보통의 일반적 부동산 책보다는 깊이가 있음. 중간에 수식도 나오는데, 이해하면 좋고, 이해하지 못해도 그냥 읽어보시길.
그리하여 책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데.. 그 보다.. 책 속의 특정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상가 임대인은 임차인을 믿지 못하니까 임대차 계약 기간을 1년으로 하고, 임차인은 1년 안에 인테리어 비용도 회수하기 어려우니 계약갱신이 안 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다른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받거나 불법 점유하는 방법을 고려합니다. 그 결과 장사를 시작하는데 고액의 보증금과 권리금을 마련해야 하는 진입장벽이 생깁니다. 보증금과 권리금이 적은 곳에 창업해야 하므로 상권의 흥망성쇠가 가속화됩니다.
서울에서 왜 여기저기에 무슨 길이 생겼다가 사라졌다가 하는지에 대한 이유. 사람들은 자본이 들어와서 창의성이 넘치는 거리를 죽여놨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 임차인은 비싼 보증금과 권리금을 주고 창의적 모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평범한 매장들만 들어오게 되는 것.
부동산, 그 자체는 죄가 없습니다. 경제가 좋을 때 가격이 올라야 생산성 높은 사람이 공간을 사용하게 되고, 경제가 안 좋을 때 가격이 내려야 모험적인 사업가가 공간을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은 모든 죄를 부동산에 지웁니다. 가격이 오르고 내릴 때마다 규제가 생기면서 부동산 시장의 비효율성이 증가 하였습니다.
이 또한 일반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 높은 부동산의 가격은 사회 전체의 효율성 증가로 귀결된다는 것. 자본주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인 '시장'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은 절대로 자본주의 사회의 해법이 될 수 없음.
나이가 들면서 깊이 깨달은 한가지. 부동산, 나아가서 사회 경제적인 이슈와 그 주체들에 대해서 "선과 악"의 프레임을 씌우는 세력은, 그들 스스로가 '악'인 경우가 대부분.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퇴출되어야 좀 더 건전한 자본주의 사회가 될 것.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다고 봄. 조금씩 변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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